유머
국제적 멸종위기종&해양보호생물, 홍살귀상어를 만나다.
건강검진도 받고 잠시 숨도 돌릴 겸 부산을 방문했다가, 오랜만에 시장 구경도 할 겸 다대포항에 방문했습니다.
다대포항 근처에는 부산시수협다대공판장이 있는데, 오후에 방문했는데도 엄청난 양의 고등어들이 가공되고 있었는데요.
지나가는 어민분들께 여쭤보니, 올해 해수온이 상승하면서 고등어의 어획량이 크게 증가하였고, 이 때문에 공판장이 고등어 투성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엄청난 수의 고등어들이 바닥에 깔려있지만, 사실 저 사이에는 고등어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등어만큼 큼직한 전갱이부터, 맛이 영 별로인 줄삼치와 만새기, 맛은 좋지만 사이즈가 아쉬운 참다랑어 등의 다양한 생선들을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지난번 나팔고둥 때처럼, 이곳에 있어서는 안될 해양보호생물을 발견했습니다.
커다란 배들이 모여있는 항구 쪽으로 가자, 커다란 물고기 1마리가 공판장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는데요.
크기랑 지느러미의 형태를 보아하니 상어였으나, 요즘 상어가 어획되는 일은 딱히 드문 일은 아니라 무슨 상어인지 얼굴이나 보러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커다란 상어의 정체는 우리나라에서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되어 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홍살귀상어(Sphyrna lewini)였습니다.
귀상어 종류의 특징인 망치처럼 생긴 T자형 머리 때문에 망치상어라고도 불리며, 우리나라 바다에서는 동해, 남해, 제주도 해역에서 가끔씩 출현하는 종인데요.
평균 1.5~2.5m 전후로 성장하지만, 최대 4m 전후까지도 성장하는 대형 상어의 일종으로, 사람을 공격한 전적이 약 20건 정도 있는 종이기도 합니다.
홍살귀상어는 전 세계의 온대, 열대, 아열대 해역에서 서식하는 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동해에서 주로 목격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수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에는 동해에서 더 많은 수가 자주 목격되기 때문에, 동해로 놀러간 여름철 피서객들과 상인들을 긴장시키게 만드는 녀석 중 하나입니다.
거기다 다른 상어들과 달리, 홍살귀상어는 보통 100~300여 마리의 큰 무리를 지어 다니는 특성이 있어, 1마리만 보여도 주변에 다른 개체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하지만 홍살귀상어는 전 세계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 목록에 따르면 심각한 멸종위기종(CR) 등급으로 분류되어 있는 어종입니다. 홍살귀상어의 샥스핀과 고기를 얻기 위해 남획되거나, 다른 어종들과 함께 그물에 혼획되면서 개체수가 크게 감소했는데, 성장이 느리고 성숙 속도도 느려 전망이 좋지 않은 종이죠. 이 때문에 미국 멸종위기종법의 최초 대상종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현재는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해양수산부는 2016년 10월부터 홍살귀상어를 <해양보호생물> 로 지정하여 이들을 엄중히 보호하고 있는데요.
만약 이들을 의도적으로 포획, 채취, 가공, 유통, 식용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홍살귀상어는 불법 거래나 과도한 국제거래를 막기 위해 CITES 부속서 2급 대상종으로 지정되어 있는데요.
2급 대상종의 경우 상업·학술·연구 목적의 국제거래가 가능하나, 수출국 정부가 발행하는 수출 허가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더더욱 취급에 주의해야 합니다.
해양보호생물이라 유통 및 판매가 일체 금지되어 있는 홍살귀상어(B)와 달리, 유사종인 귀상어(A)는 어획되었을 경우 유통 및 판매가 가능한데요.
이 둘은 매우 비슷하게 생겨 구분이 어려울 수 있지만, 머리의 형태를 유심히 관찰한다면 어렵지 않게 구분하실 수 있습니다.
귀상어는 머리 가운데가 움푹 파여있지 않아 매끄러운 두상을 지닌 반면, 홍살귀상어는 머리 가운데가 움푹 파여 있어 울퉁불퉁한 두상을 지녔습니다.
해양보호생물을 발견했다면, 119 또는 가까운 해양경찰서로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를 받고 도착한 해양경찰관 분들이 녀석의 길이를 측정하고, 불법 어획 여부를 조사한 뒤에 홍살귀상어를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되었는데요.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연락을 취해 녀석을 연구용 샘플로 인계하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이번에는 이 개체를 받아줄 곳이 없어, 지자체에 인계된 후 폐기 처분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살아있는 상태로 바다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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