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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글주의] 481km 도보 5일차 세종
5일차 세종 전의면에서 금남면까지 27km 구간.
시골의 외딴 무인텔을 아침 6시에 떠남. 무인텔인데도 카드결제는 주인분이 직접 해주심(다른 건 무인). 침대방이 없어서 온돌방에서 잤는데, 손빨래한 세탁물이 뽀송하게 잘 마르는 게 장점임. 아침 가로수길 산책은 공기가 진짜 상쾌했고, 그 날따라 미세먼지도 아주 좋았음(중국 공장이 안 돌아가서인 듯).
도중에 기도원이 하나 보임. "빚을 탕감"이라는 간판이 있었는데, 본인 전세 대출도 좀 탕감받을 수 있을까 싶다가 웃음만 나옴. 마을 입구에 있는 고목 하나는 몇십 년은 족히 되어 보임. 그 뒤 세종 정부청사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친구에게 사진을 보냈더니 "천안에서도 그거 보여"라고 웃음.
오전 10시경 제주 컨셉의 작은 카페에 들어감. 돌하루방, 인조잔디, 깔끔한 내부. 티스푼들이 갖가지 모양인데(조개 모양이 특이) 꽃차는 패스하고 커피를 주문해서 밖 테이블에서 기린 옆에 앉아 마심.
그 뒤 4시간을 쭉 걸었는데 편의점도 카페도 아무것도 없음. 오후 2시가 돼서야 짜장면집 하나가 나타남. 진짜 배고파서 사진도 안 찍고 바로 입장해서 물을 세 잔이나 원샷한 후 호다닥 먹어버림.
축사들을 여럿 만남. 세종에서 소를 진짜 많이 키우는 듯. 어제는 젖소, 오늘은 황소였는데 황소가 반갑게 울어줌. 인사함. 언덕 하나를 지나가는데 봉분 있는 곳은 황색, 그냥 언덕은 녹색으로 보임. 윈도우 XP 배경화면 같은 느낌이라 기분 좋음.
세종 시내로 진입하니 고등학교가 보이고 드디어 제대로 된 인도가 생김. 그 전까진 국도 갓길로만 걸었는데 갓길은 빗물이 잘 빠지도록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무게중심이 자꾸 쏠려 걷기가 힘들었음.
BMX 경기장도 봤음(산악자전거 경기장이라고 배움). 자덕 친구에게 사진을 보내니 "자전거 타고 경기도로 다시 와"라고 농담함. 응 안 간다, 내일이면 대전인데 부산 가야지.
하늘 사진도 찍었는데 진짜 맑은 날씨임. 그런 하늘 보면 생각도 다 날려버리고 계속 걷고만 싶어짐. 정부 부처 이름들이 자꾸 보이니 신기함. 국가하천 금강 표지판이 나타났을 땐 진짜 기뻤음. 예전에 대전에서 살 때 신물 나게 봤던 표지판인데 세종에서 보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음. 힘이 확 솟아올랐음. 금강을 건너며 오리들도 봤는데 귀여움.
친구 집에 도착해서 저녁으로 닭백숙을 얻어먹음. 고마움. 밥 먹고 숙소로 들어간 게 9시. 시골 한복판의 이 숙소가 5만원임. 심지어 서울 역근처 방보다 2만원이나 비쌈. 시설은 개구림. 쳇.
6일차는 대전역을 지나서 고향집까지 걸을 예정. 발바닥, 무릎은 처음엔 고생했지만 이제 거의 회복됨. 단련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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