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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은하수 여행-변산반도

ㅋㅋㅅ· 2026.07.07 17:58· 조회 3919
잠시나마 뜨겁게 타올랐던 여름이 어느샌가 지나고, 서늘한 바람을 타고 가을이 다가오는 모습이 보인다. 이번 은하수 여행지는 작년 이맘때쯤 한번 가봤던 곳이다. 인천종합터미널에서 부안시외버스터미널로 갔다. 부안터미널에서 다시 격포터미널로... 네이버 버스시간표로 봤을때 꽤나 타이트한 일정이었는데 부안터미널에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여유있게 격포터미널로 갈 수 있었다. 터미널 근처에서 육개장 한 뚝배기. 날계란 넣어주는건 처음보는데 진짜 맛있었다. 반찬까지 맛있어서 올 클리어. 격포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전북학생해양수련원' 근처에서 내려도 되는데 걸어가도 될만한 거리라서 한번 걸어가보기로 했다. 어차피 시간도 정말 여유롭고 산길도 아닌 그냥 도로 따라서 걸으면 되는 길이라... 대략 1시간쯤 걸어서 전북학생해양수련원에 도착했다. 수련원 안쪽의 해변에 가면 이런 풍경이 펼쳐져있다. 이 길이 밀물때는 전부 바다에 잠긴다. 저기 소나무가 자란 곳이 솔섬. 여기는 본래부터 일몰 포인트로 유명한 곳이다. 솔섬 주변을 대충 둘러보고 해질때까지 근처 카페로 후퇴하기로 했다. 근처에 펜션도 있고 운영중인 카페도 있어서 일찍 도착하면 여기서 시간을 때우면 된다. 해질무렵까지 카페에서 보조배터리로 액션캠도 충전하고 폰도 충전하고... 사장님 서운하시지 않게 커피도 다 마실때마다 주문했다. 카페에서 기다림이 지루하여 찍어본 사진... 서서히 해넘이가 시작될 무렵 카페를 나왔다. 해변가에는 이미 다른 사진사님들이 삼삼오오 모여계셨다. 주변에서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니 '여의주'어쩌고 하던데... 나중에 알아보니 여기가 겨울철에는 일몰이 마치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의 형상으로 소나무에 걸린다고 한다. 아쉽게도 나는 해 다 지고 나서 알았고 지금은 여의주를 형상화한 모습을 보기도 힘들었다. 어차피 일몰보다도...나는 은하수를 보러 온거니까. 해지기가 무섭게 은하수가 떠올랐다. (볼빨간사춘기-별 보러 갈래?) 솔섬은 다 좋은데 가까운 바다에서 조업을 하는 배들의 불빛이 생각보다 신경쓰인다. 물론 사진 목적보다 육안 관측이 목적이라면,저 정도 광해는 아무 문제가 없다. 실제로 육안으로도 무수히 많은 별들과 은하수가 보였으니까. 세로사진도 생각보다 괜찮다 이 포인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은하수가 점점 솔섬으로 이동한다. 늦여름~초가을로 넘어가는 시기 그러니까 8월~9월쯤에 솔섬을 찾은 이유는 이때 은하수가 수직으로 솔섬에 꽂히는 뷰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거 아니면 사실 다소 밋밋할 수도 있는 포인트다 솔섬은... 이때부터 참 저 수평선 너머에서 점점 진격하는 구름떼가 신경쓰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조금씩 번져가듯 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구글 날씨정보는 맑음으로 나왔는데... 밤이 다소 쌀쌀해지고 습도가 높은 바닷가라 그런지,렌즈에 김이 서리기 시작했다.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던 핫팩을 렌즈에 묶어두고 다시 촬영을... 시작하려 했으나 하늘이 꽉 닫혀버렸다. 한번 닫힌 하늘은 이번만큼은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내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기 찾은 이유가 솔섬 가운데 은하수가 꽂히는 사진을 찍어보고 싶어서였는데... 이 두 사진이 작년 8월에 솔섬에서 찍은 은하수 사진인데 이때는 습도가 높은 탓에 사진에 노이즈가 많이 꼈다. 이 부분이 참 아쉬워서 다시 찾은 솔섬인데 이번엔 아예 구름이 끼네. 대략 새벽 세시쯤?찍은 사진. 은하수가 솔섬에 수직으로 꽂혔다가 오른쪽으로 살짝 치우친 모습이 구름사이로 얼핏 보인다. 아쉽기만 한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발길을 돌리기로 했다. 너무 아쉬워는 말자. 다음에 또 오라는 뜻으로 받아들이자. 아쉬움도 미련도 이 자리에 남겨두고 다음에 찾으러 오자... 다시 걸어서 격포터미널까지 갔다. 문을 닫은 편의점 앞 벤치에 앉아서 살짝 몽롱한 기분으로 쉬는데 갑자기 앞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크게 들리길래 흠칫했다. 보니까 고양이 두마리가 딱 저 자세로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얘네 진짜 움직이지도 않고 딱 이 자세로 한참을 기괴한 울음소리만 내더라... 밤중에 한참 해변가에서 사진찍다가 오른손등을 모기에 물렸는데 거의 도라에몽수준으로 부어오름. 나중에는 진짜 모기에 물린게 맞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결국 집에 돌아오자마자 피부과에 가서 항생제를 처방받고 나서야 좀 가라앉더라. 가을해변의 모기는 진짜 독하다. 모기물려서 병원에 간건 처음이네 또.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많은 은하수 여행이었다. 하늘이 닫혀서 하이라이트를 놓친... 그래도,다음에 또 오라는 뜻으로 받고 아쉬움과 미련을 그 자리에 두고 다음을 기약했다. 이렇게 또다른 은하수 여행이 끝났다. 그리고,나는 이 멋진 은하수 여행에 언제까진지 모를 쉼표를 찍고자 한다. 가을을 넘어서면 은하수의 가장 예쁜 부분을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기도 하거니와 이직으로 인해 쉬는 날이 당분간 줄어서 그렇다. 이 또한 아쉽지만... 잠시 쉬어간다 해서 영영 작별하는 것은 아니다. 은하수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은하수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내가 잠시 바빠서 멀어지는 것 뿐이다. 제일 중요한건 이것이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란 것이다. 언제 다시 시작될지 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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