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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입니다. (마지막날 그리고 후기)

ㅋㅋㅋ· 2026.02.08 23:52· 조회 4352
마지막 날, 아침 6시에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과 단 둘이 해를 보러 왔습니다. 안면암이라는 암자 앞인데 여자친구가 있으면 차를 타고 데리고 오고 싶더군요. 날씨가 흐려서 해가 뜨는 것은 보진 못했지만, 아침에 오길 잘했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사장님은 암자에 들어가서 절을 세번 하신 후 나오시더군요. 암자에서 돌아온 후 씻고, 토스트를 먹은 뒤 사모님께서 버스정류장까지 태워주셔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제가 걸은 양입니다. 안면도에서 태안군으로, 태안군에서 동대전, 동대전에서 창원으로 돌아오면서 새삼 집에서 먼 곳 까지 왔구나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걷기여행은 이번이 세번째인데, 첫번째는 부산에서 삼랑진까지 하루동안 걷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시즈오카 까지였습니다. 두번째 여행 때에는 여행을 다 끝내고 나서 여행기를 써보려고 하였는데, 막상 여행 당일날마다 쓰는 것이 아니라 몰아쓰려고 하니 그날 생각했던 마음이 아닌 끝나고 나서 생각하는 마음이 첨가되어 본질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 한두번 쓰다가 그만뒀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되도록이면 당일마다 쓰려고 컴퓨터 있는 숙소를 골랐네요. 저는 항상 무언가 결심 할 것이 생기면 도보여행을 떠났습니다. 두번째 여행까지는 무언가를 잊기 위해서 걸었다면, 이번은 무언가를 시작하기 위하여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모든 잡념들을 남겨두고 오지 못하였던게 화근일까요? 제 마음이 너무 급했던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걸었다면 안면도를 넘어서 서산 당진까지도 갈 수 있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다이어트가 첫 목적이었는데, 3kg가량 빼고 왔네요. 신체적인 변화로는 턱선이 갸름해지고 허리가 약간 잘록해졌습니다. 여기서 2kg정도만 더 빼면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몸무게이니 운동을 더 해야겠네요. 하루는 걷기를 끝내고 볶음밥 곱배기를 시킨 적이 있습니다. 정말 배가고프면 충분히 먹고도 남을 양이었는데, 위가 줄어들었는지 보통 양에서 더이상은 못 넘기겠더군요. 결국엔 남겼습니다. 제가 걸어온 길들을 되돌아 생각해보니 아름다운 길이 었다고 느껴집니다. 길과 제가 연결된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런 느낌이 좋았습니다. 그런 길을 생각해보면 길거리에 버려진 많은 쓰레기들이 참 안타깝더군요. 다음에 제가 다시 걷고 싶어질 때, 그 때가 되면 하루에 1km를 걸어도 상관이 없으니, 마음이 맞는 한 사람과 같이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가면서 여행을 해보고 싶습니다. 왜 쓰레기를 길거리에 버릴까요? 차안에 쓰레기를 잠시나마 보관하여 나중에 버릴만큼의 여유가 부족해서 일까요? 그래서 인지 차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보단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이 조금 더 여유롭게 길을 지날 것이고,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보단 걸어서 여행하는 사람이 조금 더 여유롭게 길을 지나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한 것보단 저는 저를 여유롭게 다루지 못했네요. 계좌잔액을 확인해 보지 않아도 될 만큼의 충분한 여행자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돈이 올해 해외에 나가기 위해 모아둔 돈이라고 생각되어서 인지 여행이 길어지는 것에 솔직히 신경이 쓰였습니다. 빨리 끝내자는 마음도 무의식적으로 있었나봅니다. 여유가 부족했습니다. 아파도 쉬어가지 않았고, 아프지 않아도 쉬어가지 못했습니다. 저에게는 제 때에 쉬어 갈 줄도 아는것이 필요하네요. 이번 여행을 하면서 대략 20만번의 걸음들을 걸었는데, 이 걸음들이 앞으로 제가 걸어야 할 수억번의 걸음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짧은 이 여행기를 마칩니다. 부족한 글이었지만 읽어주신 분들에게는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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