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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류소 투어 다녀온 후기 - 화심편

Jjc(231.174)· 2026.08.12 23:27· 조회 729
여러 번 썼다 지웠다하다 보니 좀 늦어졌는데, 지난 주말 화심 증류소 투어가 정말 좋았어서 기록해둔다. 일단 들어가자마자 사무실 테이블 한중앙에 아일라산 피트 덩어리가 놓여있더라. 투어 마치고 생각해보니 이 피트 한 덩이가 아일라와 대표님의 히스토리를 다 설명하는 것 같았다. 팬들을 홀리려고 하는 철학까지도. 자리 잡으니까 위갤 글을 읽으셨다며 다들 드링크를 기대할 거 같다고 개인 컬렉션에서 꺼내주신 게 도스 알마냑. 진하게 진득한 포도 시럽이랑 꿀, 대추 향이 나고 라이 위스키 풍선껌 느낌에 화사한 맛이 살살 올라와. 브랜디에 깊은 지식은 없지만 이런 종류면 과실 달콤함이 필요할 때 제일 먼저 찾을 것 같았다. 다음은 웰컴 칵테일 마셨다. 고구마소주, 라벤더, 캐모마일, 사과주스에 탄산을 섞은 거였는데 사과의 달콤함에 허브티 풍미가 어우러지고 고구마소주의 화사한 맛이 가볍고 또렷하게 드러났다. 시작 대화로 좋은 한 잔이었네. 이렇게 마시면서 대표님한테 여러 얘기를 들었다. 아드벡 증류소 경험담, 한국 주류업 이력, 화심의 과거-현재-미래까지. 주류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재밌는 이야기들이었다. 새로운 소식으로는 내년 오크 숙성 소주가 나온다는 것. 지금의 그 병이 아니라 다른 병과 새로운 이름으로 출시한다고. 이 부분이 항상 마음에 걸렸는데 변경 계획을 직접 들으니 좋았다. 그리고 여우 눈나 콜라보 이후로 서브컬처 콜라보도 준비 중이라고. 어디랑, 어떤 원액인지는 아직 비밀이지만 기대가 된다. 이제 본격 투어 시작. 여름 더위를 즐기는 방법? 증류소 투어다. 화심이라는 이름에 불자를 하나 더 붙여도 될 정도로 안에 후끈했다. 그래도 직원들은 쉬지 않고 일하고 계셨다. 들어가자마자 아직 덜 당화된 맥즙을 맛보게 됐다. 쌀 풍미가 남아있는 된장국 같은 달콤한 맛. 선식하고 아침이슬 사이의 느낌이었다. 바로 옆에서는 쌀 소주 1차 증류가 한창이었다. 쌀 가루로 뿌연 증류기 안에서 팔팔 끓는 모습에 압도됐다. 증류실 옆에는 분쇄실도 있다고 했는데 이날은 이미 가동 중이라 못 봤다. 이걸 기반으로 고구마와 쌀 소주 차이도 설명해주셨다. 화심 고구마소주는 일본과 달리 껍질과 양끝 섬유조직을 완전히 안 뺀대. 처음엔 인력과 수율 문제였는데 오히려 이게 보라꽃 같은 화사한 풍미를 준다더라. 꽤 흥미로운 뒷얘기였다. 군쌀은 로컬 쌀을 쓰고 수율이 고구마 대비 우수하다고. 반대로 말하면 고구마가 준비부터 수율까지 떨어진다는 뜻. 하지만 대표님은 둘이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고 하나는 내 취향에 맞을 거라는 느낌으로 낸다고 했다. 둘 다 아니면 운이 없는 거지ㅋㅋ 누룩이랑 효모 얘기도 나왔다. 내가 화심 소주 좋아한 이유가 원재료 풍미가 살아있고 전통 소주의 누룩향이 없어서였는데, 알고 보니 누룩이 아니라 위스키 효모가 들어간다더라. 그래서 업계에선 이단아 이미지도 있다고. 캐스크 숙성 소주 시음 전에 먼저 베이스 원주와 피트 소주를 맛봤다. 군고구마 스피릿: 항상 느껴오던 보랏빛 꽃 느낌이 훨씬 짙었다. 도수 치곤 부드럽고 향이 더 진했다. 군쌀 스피릿: 누룽지, 쌀과자 풍. 맛은 화사한 달콤함과 구수함이 강하고 끝에 과일 달콤함도 도는데. 둘 다 스피릿만 해도 깔끔하고 맛있더라. 화심 소주를 즐겨 마셨다면 당연한 결과겠지. 다음은 로컬 쌀을 강릉 피트로 스모킹해서 청주 캐스크에 숙성 중인 복잡한 공정의 피트 캐스크 소주. 스모키한 피트가 정말 강하게 피어나고 구수한 군쌀이 느껴지며 끝에 은은한 스모키함과 초콜레티함이 인상적이었다. 이제 투어의 핵심, 다양한 미출시 캐스크 제품들을 맛봤다. 1. 화심오크 토카이 (내년 가을 출시) 향에서 과실, 자색고구마, 보라꽃이 연상된다. 맛은 달콤함과 화사함, 약한 산미가 계속 느껴진다. 2. 김창수 캐스크 숙성 곡물의 달콤함과 고소함, 구수한 뒷맛에 은은한 피트가 남는다. 3. 올모스트 데어 군쌀에 캐스크 영향을 받은 단맛이 덧씌워졌고 복합성이 올라간 느낌. 구수함과 달콤함 뒤 끝에서 화사함이 불쑥 올라온다. 4. 레드와인 캐스크 세컨드 필, 고구마소주 (일본 전용) 첫향부터 화사하고 퍼퓨미하다. 뒤로 고구마소주 특유의 보라꽃과 베리 산미-달콤함이 피어난다. 5. 버번캐 숙성 막걸리 캐스크 숙성 소주 군쌀의 구수함이 더 강해진 느낌. 쌀의 고소함과 달콤함 강화. 미숫가루, 선식 같은 파우더리함이 올라온다. 6. 팔로 코르타도 캐스크 (마스터블렌더님 최애), 군쌀 향에서 구수함과 새콤함. 맛은 와인 산미와 달콤함이 확 올라오고 구수함이 버프해주는 느낌. 감칠맛이 장난 아니다. 7. 르네상스 (3년 숙성, 스타우트캐) 스타우트가 장향을 강화하진 않는데 흑맥주의 쌉쌀함과 고소함이 더해진다. 다 맛있어서 픽을 뽑는 게 의미 있을까 싶지만, 팔로 코르타도 캐와 레드와인 캐가 병으로 나오면 꼭 사고 싶고, 막걸리 캐도 특별한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위스키내비님 모르게 위스키내비님한테서 받은 500L 쉐리캐에 소주를 채웠다는. 다른 캐스크 대비 압도적으로 크더라. 나중에 증류소 특별한 기념일에 병입될 거 같다고. 캐스크실을 나와 마지막 대화를 나누며 투어를 마무리했다. 사무실에서 추가로 맛본 거: - 버번캐용 와일드터키 캐스크 밑바닥 에디션 (커피 필터 거름) 포도향이 진하고 뒤로 체리, 포도 줄기 쌉쌀함. 오일리한 향. 맛은 부드럽고 오일리한 버번 느낌. - 디카페인 커피를 군쌀소주에 인퓨징 후 에스프레소 원액 추가 칵테일 화사함으로 시작해서 묵직하게 끝나는 느낌. 다크초콜렛 초콜레티함이 강하고 에스프레소 쌉쌀함이 진하게 남는다. - 가이아나 럼 16년 향에서 고소한 깨 느낌. 맛은 에스테르가 약하고 달콤함이 강하며 약한 에스테르가 킥감. 투어 마친 후 굿즈를 샀는데... 마지막에 내가 사고를 쳤다. 구매한 스몰배치 목을 잡다가 한지 부분이 빠지면서 시음 잔 두 개를 깨뜨려버렸다. 진짜 죄송합니다. 다음 구매로 사죄하겠습니다. 혹시 다시 잡을 때는 반드시 목을 잡으시길. 좋은 대화와 귀한 경험 주신 대표님과 직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 P.S. 집에서 티셔츠 입어보니 생각보다 예쁘네. 심플이 최고다. (계속 오타나 내용 수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댓글 5
ㅇㄷㄷ(224.139)08-12
계란잔 개이뻐 ㅋㅋ
ㅗㅜㅑ08-12
진짜 귀중한 경험이더라 경험담이야기해주시는게 너무 재밌었음
ㅁㅁ08-13
대표님 말씀듣는게 넘 잼씀
ㅁㅁ08-13
재밌어보입니다
ㅇㅋ08-13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실베 절취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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