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극한지도 점령해버린 공생체 지의류 ㄷㄷ
[미생물 이야기]
· 복어독 생물학적 해독 연구사 30년
· 보로닌체라는 곰팡이 자가손상 제어 시스템
· 곰팡이의 감염 메커니즘
· 식물 면역 체계 PTI와 ETI
· FIMS 가설로 본 곰팡이와 공룡·포유류의 관계
· 박테리아 OMV 파지 방어 전략
· 튤립 파괴 바이러스의 아름다움
· 쌍면적 특성을 가진 Xanthomonas campestris
· 난균 Oomycete
· 감염성과 독성의 상충 가설
· 플로리다 오렌지 산업의 종말을 부른 병원균
· 자기 방어 방법 생물방제균
· 질병 저항성 감자 육종
· 깜부기병의 문화적 가치
· 미생물제초제의 활용
· 미생물 간 포식 관계 역전
도로 따라 가다 보면 나무들 줄기에 녹색 딱딱한 것들이 붙어있는 거 봤지.
처음엔 이끼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은 지의류다.
균류와 광합성 능력이 있는 조류(녹조 포함)가 함께하는 복합 유기체를 말한다.
현재까지 약 2만 종이 보고되었으며 나무 표면, 바위, 혹한지, 메마른 지역 같은 일반적인 생명 활동이 불리한 곳에서 번창한다.
왜 이렇게 살아남을까?
균류는 본래 독립적으로 영양을 합성할 수 없고 썩은 물질을 분해해서 생존한다.
반대로 녹조와 남세균은 광합성을 통해 자력으로 영양을 만든다.
초반 학자들은 균류가 조류를 잡아먹는 기생 관계라고 봤지만 연구를 진행하면서 상호 이득을 주고받는 관계임을 알았다.
균류는 조류의 광합성 산물을 얻고, 조류는 균류 분비물로 자외선과 건조에 강해지고 적으로부터 보호받는다.
공생이 자연에서 흔하지만 지의류는 이 둘이 완벽하게 하나의 종처럼 기능한다는 게 다르다.
공생 균류는 약 2만여 종인데 조류는 약 200종 정도밖에 없다. 때문에 지의류의 특징은 주로 균류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오히려 조류는 균류 없이도 자연에서 단독 생존이 가능하지만 균류는 조류 없으면 극도로 천천히 자라고 포자 형성이 제한된다.
미완성 상태의 균류가 조류를 찾아가면 균사로 감싸 포획하고 정상적인 발달과 활동을 시작한다.
초기엔 균사가 표면을 더듬어 적합성을 판단하는 촉각 기제로 이해했지만 나중에 조류가 내보내는 화학신호에 유인된다는 게 밝혀졌다.
흥미롭게도 자유생활하는 조류를 사냥하지 않고 다른 지의류 안에서 조류를 몰래 빼앗아 쓰는 도둑공생 생활방식도 있다.
지의류는 내부 균류가 포자를 만들어 퍼지고 포자가 발아한 뒤 주변 조류와 결합하는 식으로 확산된다.
다르게는 지의류 조각이 떨어져 나가 별도로 성장하기도 한다.
지의류 내부는 그 자체로 하나의 환경이다.
1g당 수백만 개의 박테리아(남세균 제외)가 함께한다는 추정이 있으며 이들이 필수 광물질을 유용한 형태로 바꿔주고 낡은 조직을 처리한다.
바이러스도 있다. 아직 초기 연구 단계이나 바이러스가 내부 미생물들의 생화학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지의류는 외형상 단일 생명체 같지만 실제로는 여러 생명체의 정교한 협력이다.
구성원들이 공동 생존을 위해 1000개 초과의 각종 화합물을 생산한다.
이 중 항암·항염 등의 이로운 성질을 보이는 물질들도 많아 의약과 산업에서 관심을 받는다.
화석 기록상 가장 오래된 지의류는 약 4억 년 전 Spongiophyton nanum으로 추정된다.
당시 육상은 현재보다 훨씬 더 황폐했고 일부 식물들이 균류와 협력해 지표면을 개척하던 시절이었다.
다른 균류들은 식물이 아닌 조류를 택해 파트너로 삼았고 식물이 진출하지 못한 혹독한 지역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남극대륙의 식생분포도 이를 보여준다.
목본류는 남극반도 말단부에만 간신히 서식하고 이끼류도 중심부로 갈수록 급격히 줄어든다.
하지만 지의류는 남극 중심부 87도 근처, 남극점에서 300km 거리에서도 12종이 확인됐다.
이런 개척 능력은 한 생물의 힘이 아니라 이종 생물 간의 협력에서 나온다.
혼자선 불가능했을 생명들이 수억 년의 공생 속에서 서로를 기대며 살아간다.
*생물학상 이끼와 지의류는 다르지만 광의적으로는 이끼로 칭하기도 함
*지의류 대다수는 녹조류와 공생하며 남세균 공생은 10%, 둘 모두는 2% 수준
*정확한 정보는 학술자료 참조
참고문헌: Grimm et al. 2021 / Pichler et al. 2023 / Sigurbjörnsdóttir et al. 2016 / Urayama et al. 2020 / Adenubi et al. 2022 / Bruno Becker-Kerber et al. 2025 / Green et al. 2011














































스팸 때문에 댓글을 잠시 닫아두었어요.
운영자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