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배신왕자의 시소 게임... 복권 됐다가 다시 박탈
이괄의 난 때 나타난 왕자 흥안군이라는 놈이 있다. 정통 국왕인 인조를 무시하고 반란군에 의해 왕으로 추대되는 바람에 빼박 배신자가 돼버린 거다.
선조의 10남이라서 인조한테는 어린 삼촌이었는데, 당시 선조의 아들들 중에서 거론될 만한 놈은 흥안군이랑 인성군뿐이었다. 인조 입장에선 항상 눈에 가시로 띠는 존재였고.
근데 이놈이 반란 중에 어가를 호종하라는 왕의 명을 대놓고 씹고 역주행을 거쳐 왕이 되겠다고 한 거니까 사형은 당연했다. 종친 신분인데도 참수형까지 받을 정도로.
그런데 뭐 하는 짓인지 1871년 흥선대원군 집권 때 느닷없이 이 흥안군이 다른 종친들이랑 함께 복권되는 일이 터진다.
조선에서는 역모로 강등된 왕족이 신원·복권되는 게 종종 있긴 했다. 숙종 때 단종 복위나 임해군 복위 같은 사례도 있었고. 근데 흥안군은? 이놈은 복위할 명분이 없는 쌍팔년도 배신자다.
비정통 국왕으로 즉위한 밀풍군(영조 대 이인좌의 난)도 고종 때 복권됐지만, 그놈은 최소한 일방적으로 추대된 거라도 할 말이 있었다. 반면 흥안군은? 왕의 명을 무시하고 왕 되려고 역주행까지 친 놈이다. 더군다나 당대의 국왕은 조선왕조 입장에선 중시조인 인조였다.
덤으로 이 배신자 왕자한테 효희라는 시호까지 올려줬다. 정2품 이상 왕자는 사후 시호 추증이 가능하지만 아무한테나 주는 게 아닌데, 흥안군은 역모 연루로 죽은 종친인데도 시호를 받아버린 거다.
역모 관련 왕족을 가리지 않고 일괄 복권하고 일괄 추증하다가 삑사리가 난 거 아닌가 싶다. 당대엔 엄청난 논란이 됐고, 결국 29년 뒤인 1900년에 돼서야 흥안군의 복권을 취소하고 시호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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