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층간 어딘가에서 나는 그 소리
한 층을 더 올라가려고 결심했다. 표시판이 보였다. 다음 구간으로 간다는 뜻인 듯했다. 그런데 방법이 없었다. 비상구가 있긴 했지만 잠겨 있었다. 죽어도 안 열렸다.
자전거를 들었다. 계속 내려쳤다. 그런데 별로 달라지는 게 없었다. 저 문은 진짜 단단한 거 같았다.
아래에서 뭔가 나는 소리. 누군가 올라오고 있었다. 작긴 한데 분명했다.
한 층을 더 올랐다. 소리가 더 컸다. 심장이 빨라진다. 들어보니 사람이 올라오는 건 아니었다.
지금 뭐가 올라오는 건지 확인하고 튈까, 아니면 그냥 계속 올라갈까. 결국 계단을 필사적으로 올랐다. 뒤의 소리는 점점 멀어졌다.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또 다른 표시판. 또 같은 지점. 이제 뭐 할지.
계속 올라가자. 도끼를 주워 올렸다. 작지만 있으니 괜찮았다. 뒤에서 올라오는 뭔가에 대항할 도구가 생겼다.
시간이 흘렀다. 아래에서 점점 올라오는 소리가 난다. 다시 올라간다. 그런데 다리에 힘이 빠졌다. 이게 한계인가. 여기서 죽나?
아래의 것도 사람일 수도 있지. 아니다. 저건 확실히 사람 소리가 아니다.
공포가 밀려온다. 죽기 싫어 죽기 싫어 죽기 싫어.
아래의 소리가 계속 커진다. 모든 힘을 짜내서 올라간다. 뒤의 소리가 조금 줄어든다.
"하..."
위에서도 뭔가 난다. 아래와는 다르다. 겁난다. 표시판 앞에서 뭘 할지 한참을 생각한다. 도끼가 뭘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죽나.
소리가 자란다. 아래도 가까워진다. 위도 거의 온 것 같다. 아래를 본 순간 뭔가 보였다. 도끼로 비상구를 내려찍었다. 또 찍었다. 위에서도 뭔가 온다. 도끼로 내려찍었다.
아무것도 안 됐다.
비상구가 열렸다. 도끼 때문은 아니었나 보다.
날 닫아 버렸다. 열리려고 하는 건 없었다. 어둠만 가득했다. 뒤쪽에 뭔가가 있었다.
"그 결과 어때?"
"그 정도네."
"다를 게 있냐고."
"꽤 오래 견뎌냈잖아."
"오래 버텨도 끝은 최악이다."
"...그 안에 들어가는 게 진짜 최악이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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